적기/line by line 60

행복x사랑

1. 엄청나게 큰 기쁨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지워지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행복한 삶’을 사는 데에는 기쁨의 크기와 총량보다는 기쁜 일들이 얼마나 자주 있는가, 즉 빈도가 더 중요하다. 2. 서로 얼마나 사랑하는지 또는 관계에 어떠한 균열이 있는지와는 상관없이 단지 ‘진지하고 책임감 있는 형태’의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더 행복해했다. - 눈치 보는 나, 착각하는 너,

적기/line by line 2014.07.07

세상의 모든 아침 II

"여보시오, 나는 내 인생을 뽕나무 회색 나무판자에 맡겼소. 비올라 다 감바 7현의 소리와 내 두 딸아이에게 맡겼소. 추억이 내 친구들이오. 버드나무가 있고, 강물이 흐르고, 잉어와 모샘치가 뛰어놀고, 딱총나무 꽃들이 피어 있는 곳이 내 궁이오. 궁에 가서 폐하께 아뢰시오. 35년 전 아버지 선왕 때는 있었던 야생의 것이 지금 폐하의 궁에는 전혀 없다고 말이오." - 파스칼 키냐르,

적기/line by line 2014.03.19

세상의 모든 아침 I

부활절 예배당 종소리가 울릴 때, 투아네트는 정원에서 회색 서지 천에 유령처럼 싸인 이상한 종을 발견했다. 투아네트는 천을 들어 올렸고, 아주 작은 크기의 비올라 다 감바를 보았다. 아버지, 언니 것과 똑같은 것이었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악기는 갓 태어난 나귀 새끼처럼 작았다. 투아네트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아이의 얼굴은 우윳빛처럼 하얘졌고, 행복에 겨운 나머지 아버지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울었다. - 파스칼 키냐르,

적기/line by line 2014.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