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스스로를 중심으로부터 격리시키려고 애쓰며 살아왔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보편과 자유는 변두리에 있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중심은 제도권이며 권력입니다. 그것을 관찰하려면 그곳으로부터 떨어진 곳에서 자유를 누려야 됩니다. 작가의 자유 말입니다.
질서의 틀을 이탈하여 얻는 자유는 제가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자유를 위한다며 존중해야 할 가치를 배반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멀리 울타리 밖으로 벗어나지는 않고, 변두리에서 외톨이로서 자유를 누렸습니다. 그런 제가 춥고 배고파 보였으므로 주목하시어 결함투성이의 저를 우정으로 감싸고 이렇게 다독거려 주시는 걸 겁니다. 그 아량에 감격합니다.
- 강운구,
(강운구를 '핑계 삼으며' 류가헌에 마련한 사진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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