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였지만 그날 점점이 발자국을 찍으며 돌아다닌 서울 풍경은 오랫동안 가슴에 남았다. 그 시간을 가슴에 문질러 탁본 뜬 힘은 아마 B에 대한 고마움이었던 것 같다. 그 어렴풋한 그림 속에는 맑고 뜨거운 날씨, 달궈진 아스팔트, 더위, 현기증, 햇빛에 표백돼 바스러질 듯 잘 마른 풍경이 담겨 있다. 그리고 여름, 손 가리개를 만들어 햇빛을 가리고 선 나의 모습도.
- 김애란, 잊기 좋은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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